나는 이렇게 두 딸을 대학에 보냈다 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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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이렇게 두 딸을 대학에 보냈다 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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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moontwix 2019. 9. 9. 20:5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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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4년간 한 직장에서 근무한 직장을 그만두고 정들었던 관사를 떠날 때 기분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이다.
그날은 12월 하순이었다. 날씨마저 매섭게 추운 날, 연말이 가기 전에 우리 가정은 이사했다.
경기도 한 작은 마을로 이주 어려운 동네다. 그래도 새로 이사 갈 집은 아파트형 빌라로 이전에 살던 관사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. 그리고 다행히도 전셋집을 구했는데 약간의 퇴직금과 전세보증금 대출을 받아서 충당했다. 그런데도 어린 두 딸과 아내를 데리고 장차 일어날 일도 모른 채 속이 시커먼 상태로 이사를 나왔다.

나는 사실 이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좀 있는 편이다. 고1 때에 서울시 서대문구 단독주택에서 살다가 아버지에 사업 실패로 강서구로 이사 나올 때 충격은 사춘기 때라 정말 오래 갔다. 다니던 교회 친구들과 이별 인사도 못 하고 갑자기 헤어졌다. 그뿐만 이 아니다. 어린 새끼 때부터 10년 넘게 기르던 반려견과의 이별은 정말 슬펐다. 게다가 오랬동안 정든 손 때 뭍은 모든 짐을 정리하고 줄이고 줄여서 아주 작은 집으로 이사 간다는 것은 정말 경험하기 힘든 고통이었다.

두 번째 충격적인 이사 트라우마는 결혼한지 일 년도 안 돼서 일어났다. 나는 집안에서 둘째지만 형편상 부모님과 함께 부모님 집에세 함께 살게 되었다. 부모님이 어렵살이 장만한 아주 작은 연립주택을 친형이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내서 하루아침에 집도 다 넘겨주고 이사를 나오게 된 것이다. 집을 담보로 사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. 나중에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지만 그 집을 나에게 주실 것으로 맘속에 간직하셨다고 한다.

지금 생각하면 흥미로운 일인데 결혼 후 일 년도 안 돼서 이사 온 동네가 지금 사는 지역이다. 이 곳을 떠나 서울 변두리 동네 관사에서 살다가 그 안 좋았던 추억을  고스란히 간직한 그 골짜기 다시 오다니 이건 뭐라할까? 참 세월도 무심하시다.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다.

그러면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? 이것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. 어떻게 자녀들을 기르고 어떻게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건가? 이것이 나의 최대 고민이었다. 설상가상으로 나와 아내는 목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 고생까지 하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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